운전을 곧잘 하시는 분들 중에서 의외로 교차파지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교차파지란 스티어링휠을 잡은 두 손이 10시 10분의 위치가 아니라 12시 55분 쯤에서 서로 X자로 교차되어 있는 상황을 말합니다.
교차파지는 직선 도로를 달릴 때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스티어링휠을 틀어 방향을 선회할 때, 특히 유턴이라든가 주행중 멈추지 않고 우회전을 시도할 때 주로 발생하게 됩니다. 한 쪽 손이 12시를 기준으로 반대쪽으로 넘어가면 안 되는데 왼손으로 오른쪽 1시방향까지 쭈욱 잡아 돌린 후 다시 오른손을 11시 방향까지 옮겨서 손을 가슴 앞에서 X자로 크로스한 상태로 스티어링휠을 파지하고 방향을 잡는 것입니다.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그렇지요.
아마 많은 '남성' 운전자분들이 그런 식의 조향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이게 사고를 부른다는 사실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분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교차파지 자체를 '나 운전 좀 해' 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비슷한 예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을 때 왼손을 스티어링휠 3시 방향을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움켜쥐고 6시 방향으로 휙 잡아 돌린다든가, 왼쪽으로 방향 틀 때 오른손을 9시 방향으로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움켜쥐고 6시 방향으로 돌리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군대에서 '육공트럭'으로 운전을 배우셔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나오는 차량들의 거의 대부분은 그런 식의 파지가 필요없는 파워핸들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파지법이 되질 못합니다.
우회전 할 때 왼손을 3시 방향으로 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잡은 상태로 6시로 잡아 끄는 조향법은 지나치게 급한 회전을 가져옵니다. 이런 경우에 미세한 조정을 할 수 있을리 만무합니다. 이미 왼손은 잡아 돌리는데에만 집중되어있을 뿐, 도로에 긴급 상황 발생시에 왼쪽으로 스티어링휠을 되돌릴 방법이 없게 됩니다. 바로 사고로 직결되는 거고, 말 그대로 한 방에 훅~ 가는거죠.
운전 면허 시험을 보면서 별다른 감점 요인이 없는데 형편없는 점수를 받으신 분들의 거의 대부분은 이 교차파지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교차파지는 1회당 3점씩 점수가 깎이기 때문에 다른 실수 아무 것도 안 하더라도 교차파지 11번이면 도로 주행 탈락입니다.
교차 파지는 위의 한쪽 손이 반대쪽 손의 방향까지 넘어간 상태를 의미합니다. 교차파지로 스티어링휠을 조작해보면 알 수가 있는데요, 위의 그림 왼쪽에 있는 상태에서는 왼손목이 지나치게 꺾이기 때문에 검지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의 잡는 힘이 굉장히 미약해집니다. 그렇다고 약지와 소지 만으로도 스티어링휠을 자유롭게 돌릴 수 있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돌리는 관성에 의해 스티어링휠을 놓치게 됩니다.
문제는 왼손이 10시 방향에서 1시나 2시 방향까지 돌아가는 상황에서 오른손이 왼팔아래 7시 방향에 있다가 다시 왼팔 위 11시 방향으로 이동할 때까지 잡아주고 있어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엄지와 검지가 풀리면서 스티어링휠을 놓치게 되면 이미 돌고 있는 스티어링휠은 가볍게 튕기며 제 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1차선으로 돌고 있었다면 차선 너머에 서있는 차와 충돌하는 사고로 직결되는 거죠.
게다가 교차 파지 상태로 사고가 나면 더 문젭니다. 에어백이 터지는 힘은 어른들에게도 상당히 부담이 되는 정도라 아이들은 앞 좌석에 태우지 못하게 하죠(대한민국 엄마 아빠들은 뒷좌석에 태우면 뭐가 그리 불안한지 앞좌석에 벨트도 안 매고 태우고 다니더군요. 볼 때마다 한 소리 하고 싶지만)
관련글 : 차안에서 당신의 아이는 안전하십니까?
어쨌든 교차 파지 상태로 사고가 나면 양쪽 팔은 아작난다고 보시는게 좋습니다. 에어백이 터지면서 에어백이 터지는 충격+사고 후 관성에 의해 몸이 앞으로 쏠리는 힘이 더해져서 어깨부터 팔꿈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힘을 다 받게 되죠. 그냥 으스러진다고 보는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교차파지가 사고만 유발하는게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에게 치명적 부상을 입히기 때문에 교차파지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조향법입니다.
그렇다고 한손으로 뱅글뱅글 돌리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정차되어있을 때는 한 손으로 돌리든 상관없지만, 주행중에는 한 손으로 돌리는 것 역시도 위험을 부릅니다. 나는 잘 돌더라도 사고라는건 나만 잘해서 안 생기는 건 아닙니다. 누군가가 나를 향해 돌진한다는 가정을 언제든지 해야 하는게 운전이고, 그 돌진 상황을 잘 피해서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게(나중에 그 자식에게 쌍욕을 할 때 하더라도 사고는 피하는게) 바람직한 상황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라면 한손으로 돌리면서 한 손은 딴 짓 하고 있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대로된 조향법은 뭐냐. 바로 이겁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 적에는 오른손이 12시 부근까지 오며, 왼손도 스티어링 휠에서 약간 손을 뗀 상태로 스르륵 손을 옮겨서 12시 부근에서 오른손과 만나며 다시 왼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고 왼쪽 방향으로 당기면서 오른손은 스티어링 휠을 약간 놓고 스르륵 원상태로 돌아가는 겁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절대 이동하는 손들은 스티어링 휠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긴급 상황 발생시에는 언제라도 손을 움켜쥐고 다른 방향으로 돌릴 채비를 해야 합니다. 팔이 멀찌감치 떨어져있다가 다시 스티어링 휠을 잡는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초당 몇 십 미터를 달리는 자동차로서는 1초가 사고를 당하느냐 피하느냐의 갈림길인 만큼 그 찰나의 순간에서도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절대 양손 모두 스티어링 휠의 동그란 원을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특히 오토 운전자들, 운전하는 도중에 D 모드로 놓으면 오른손 할 거 없는데 어줍잖게 기어봉 잡고 있지 마세요. 기어변속 할 것도 아니면서...... '난 수동 모드로 타' 이러시는 분들, 수동으로 타시더라도 기어변속 후에는 백원짜리 모나미 똑딱이 볼펜심 쏙 들어가듯이 잽싸게 핸들로 복귀하세요. 그게 폼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교차파지는 남을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차를 위해서도 좋은 방법이 아닌 만큼 절대 운전 중에 하지 마시고, 습관이 드신 분이라면 습관을 바꿔보세요. 훨씬 안정적인 라인을 그리며 부드럽게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 인용된 이미지의 저작권은 KevinGarage.com 에 있습니다.
이 글은 2009년 9월 15일, 제 글 중 30번째로 다음 메인 View/IT.과학 메인에 포스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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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가 자동차 용품이 좀 저렴하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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