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곤충룩을 선보인 신형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에 대해서 다뤘었습니다만, 아무래도 디자인은 개인적인 호불호가 갈리다보니 심해괴물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그래도 사진보다는 실물이 낫다는 분도 있으신 걸 보면 분명히 획일화되기는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스펙트럼을 넓혀서, 제가 생각하는 국산 차 중 외관이 예쁜 차와 그렇지 못한 차를 한 번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작 전에 말씀드리지만, 저는 미술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일개 블로거로서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지엽적인 말씀드리는 거니 해당 차량을 타고 계신 분들께서는 오해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가장 예쁜 차 BEST 5
5. i30
현대에서 출시한 해치백 스타일의 차량인 i30는 현대차 디자인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도 상당히 높게 점수를 주고 싶은 차량입니다.
국내에는 해치백/왜건은 통하지 않는다는 오랜 풍토를 비웃기라도 하듯, i30는 젊은 실용적인 드라이버들을 중심으로 꽤 많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장을 개척해왔던 라세티 EX(라세티 해치백)이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인 셈이죠.
물론 '현대'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오면 기본은 한다라는 국내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고 바라본다면 i30의 시장에서의 반응이 폭발적이지는 않다는 건 부인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단 베이스가 없는 '오리지널 해치백'의 시장에서의 선전은 분명 i30의 매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i30는 아직까지 곤충룩 F/L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2010년형 모델이 나오면 어떨 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의 상황만을 보자면, 아반떼나 베르나의 헤드라이트 모양과 비슷한 헤드라이트에 상당히 좁아서 아주 조금은 답답해보이기까지 하는 프론트 그릴로 전면 디자인은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해칠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옆면으로 살짝 시선을 돌려보면 꽤 괜찮은 라인이 나옵니다. 특히 대한민국 차 중에서 뒷태가 아름다운 차는 별로 없는 편인데, i30의 뒷태는 상당히 예쁜 편입니다. 뭐 누구의 디자인을 카피했네 어쩌네 해도 예쁜 건 예쁜 겁니다.
4. 토스카 프리미엄6
토스카 프리미엄6의 경우는 오히려 i30와는 조금 다릅니다. 전면부는 GM대우 특유의 옆으로 치켜 올라간 눈매가 굉장히 공격적인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금은 부드러운 느낌의 i30와는 다른 느낌이지요. 토스카에 적용된 눈매는 젠트라X와 최근 출시된 라세티 프리미어를 지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이하 마크리)까지 적용되었습니다. 마크리의 경우는 조금 과하다 싶을 만큼 찢어진 듯 하지만 그래도 GM대우의 고유 눈매라고 여겨질 만큼 꽤 괜찮은 모습입니다. 대한민국 차 중에서 이렇게 공격적인 눈매는 아마 다시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눈매도 BMW에서 따왔다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일견 5시리즈와 비슷해 보이는 면도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베꼈다고 얘기할 수도 없을 겁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럭셔리 브랜드에게서 그 어디 하나 영향을 받지 않는 회사는 없을 테니까요.
토스카의 옆 라인도 100M 스프린터들이 출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앞이 낮고 뒤가 높은 금방이라도 돌격할 듯한 자세를 하고 있습니다. 이 옆 라인 역시도 국산 차량 중에서는 상당히 빼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아마도 L6엔진의 커다란 덩치 때문에 엔진룸이 다른 4기통 국산 차량에 비해 길어져서 더욱 부각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면 뒷태는 공격적인 앞,옆 라인에 비해 너무 소박합니다. 기존의 07년형 토스카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기왕 공격적인 디자인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뒷태 역시 조금은 날카롭게 다듬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GM대우의 차들이 대부분 뒷태가 참 소박합니다. GM대우의 기함인 베리타스 역시 마찬가지고요.
3. 제네시스
제네시스 쿠페 아닌 제네시스를 예쁜 차량 3위에 올려놓습니다. 제네시스는 아마도 현대의 디자인 역량으로 뽑아낼 수 있는 최대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제네시스의 엔진이라든가 미션 같은 파워트레인은 기존의 차량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대차가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럭셔리'라는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데 제네시스의 디자인이 한 몫 했다는데 대해서 부인할 수는 없을 겁니다. 현대는 제네시스의 디자인으로 쿠페도 만들고(이건 최악) 기함인 에쿠스도 만들고, 보급형인 쏘나타도 만들고 있습니다.
제네시스의 디자인 역시도 여기저기서 참 많이 따온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어디 한 군데 치우침 없는 독창적인 라인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비난할 수 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단 한군데, 로고가 들어있는 앰블럼만 빼고요.
굳이 앰블럼에 날개를 넣었어야 했는가, 그래서 B 자로 대표되는 벤틀리와 꼭 그렇게 비슷하게 보이도록 했었어야 했는가에 대한 아쉬움은 남습니다. 앰블럼이 비슷하다고 벤틀리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져갈 수는 없을 텐데 말입니다. 로고 하나 하나에까지 신경쓰는 현대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왕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울 생각이 있다면 말이죠.
2. 포르테 쿱
이전에 저는 포르테 쿱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글을 썼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왜 스포츠 쿠페로 만들지 않고, 스포츠 '루킹' 쿠페로 만들었느냐에 대한 생각이 컸기 때문이었지, 차 자체를 티뷰론같은 스포츠 루킹 쿠페 자체로 규정하고 차를 바라봤을 때는 나름 잘 빠진 디자인인 거 같습니다.
개인적인 아쉬움은 아쉬움인 거고, 차를 예쁘게 만든건 또 예쁘게 만든 거니 두 개는 별개로 놓고 따지도록 해야겠지요. (그래도 여전히 아쉽습니다)
전면부는 포르테의 디자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범퍼를 아래로 길게 늘려 에어댐으로 활용하고 있고, 그로 인해 눈매에 비해 아래턱이 상당히 커보이는 약간은 미국 만화의 남자 캐릭터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소 과장된 느낌도 있습니다.
옆라인은 앞문짝 1개로만 이뤄져있기 때문에 스포티함이 살아납니다. 그러나 기왕 쿠페형으로 디자인 할 거였으면 뒷 천장 라인을 조금은 급하게 떨어뜨릴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트렁크 리드는 스포일러 형태로 디자인되었고, 테일램프도 차체 디자인에 잘 맞게 디자인되었습니다. 범퍼 하단 디퓨져는 실제 효과가 있든 없든 차체의 스포티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디자인으로, 젊은 층에 어느 정도 인기를 모을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티뷰론이나 투스카니의 역동적인 디자인보다 후퇴한 느낌이 들어서 현재로서는 대박을 칠 수 있을 만한 분위기는 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아쉽다는 표현은 이럴 때 필요한 거겠죠.
1. 라세티 프리미어
제가 생각하는 현재 판매되는 차종 중 최고의 디자인은 라세티 프리미어 입니다. 가장 치열한 준중형 시장에서 비록 아반떼와 포르테, 그리고 새로운 SM3의 틈새에서 힘들어하는 라.프이지만, 그래도 지난 7월 전체 GM대우 판매량의 거의 절반 정도를 책임져주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녀석이기도 합니다.
전면부는 특유의 치켜올려진 눈매와 두툼한 프론트 그릴로 지극히 남성적인 느낌을 주지만 단순하면서도 시원시원한 디자인은 국산차에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전조등과 앞 휀더가 만나는 부분의 디자인은 컨셉카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옆라인은 균형잡인 몸매를 볼 수 있습니다. 휠하우스가 조금은 휑~ 해보이는 디자인이긴 하지만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만한 매력을 가진 디자인입니다. 물론 그 휑~ 해보이는 휠하우스도 뉴SM3에 비하면 충분히 양반입니다.
후미등이 다소 과장된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그럼에도 뒷태 역시 충분히 예쁩니다. 전면 전조등만큼이나 후미등 역시도 전투적으로 만들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 상태 역시도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는 훨씬 실물이 잘 나왔습니다. 스포일러 형태를 띈 트렁크 리드, 범퍼 하단의 디퓨저 역시 그 효과와는 별개로 상당히 스포티해보입니다. "나 좀 달릴 줄 알아요~" 라고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국산차 중 예쁘다고 생각하는 5개의 모델을 알아봤습니다. 현대2개, 기아1개, GM대우2개 군요. 애석하게도 르노삼성과 쌍용은 거기에 포함되질 못했습니다. 쌍용이야 승용차 라인이 기껏 체어맨W/H 뿐이기 때문에 그 두 개를 다른 차에 비해 예쁘다고 얘기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닌 거 같고요. 르노삼성의 디자인은.... 뒤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지요.
번외작
번외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차로는 어울림 모터스의 스피라입니다.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양산되지는 않았고, 그 동안 전시회라든가, 특별 목적의 공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스피라이고, 출시되기도 전에 이미 몇 번의 F/L을 겪은 자동차 계의 '듀크뉴켐 포레버'입니다. 그러나 예쁘기로는 세계적인 여타의 슈퍼카 못지 않은 만큼 번외 순위로 넣어봅니다.
이제 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못생긴 차 순위입니다. 그러나 이 못생긴 차 역시도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그냥 웃으며 넘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못 생긴 차 WORST 3
3. 제네시스 쿠페
곤충룩의 베르나에 이어 '쪼갠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제네시스 쿠페입니다. 익살스런 눈매가 참 인상적인 제네시스 쿠페는 사실 국내 최초로 '양산된' 후륜형 쿠페입니다. 스피라가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해 양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제네시스 쿠페는 제네시스의 후광을 바탕으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스꽝스러운 전조등의 모양과 들쭉날쭉한 뻐드렁니를 가진 프론트 그릴은 다음 F/L때 좀 수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옆 라인이나 뒷태는 상당히 그럴싸 합니다. 특별하게 흠잡을만한 구석이 없다는 건 그만큼 디자인이 잘 되었다는 걸 의마하겠지요. 기왕 할 거면 앞면도 좀 신경을 써주셨으면 어땠을까요. 다음 F/L때는 좀 진지한 얼굴로 다시 봤으면 좋겠습니다.(사실 얼굴이 바뀐다 하더라도 젠쿱을 제가 사서 타진 않겠죠. 다만 운전할 때 뒤에서 쫓아오는 젠쿱을 룸미러로 보면,
2. SM5
의외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전 '케로로 중사' 닮은 SM5의 디자인을 상당히 못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구형 SM5는 다소 보수적이긴 했지만 상당히 잘 만들어진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뉴SM5 부터 시작된 개구리를 닮은 앞 모습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예쁘다는 느낌이 들진 않네요. 오히려 더욱 개구리 같아진 뉴 임프레션의 앞 모습은 좀 변화를 줬어도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런 앞 모습에도 상당히 많이 팔리고 있는 인기 차종임은 분명합니다.
그나마 옆 모습으로 넘어오면 중형 중에서 가장 긴 SM5 특유의 기다란 라인이 인상적입니다. 또 그 길어진 차체에 어울리도록 길어진 휠베이스 역시도 그렇고요.(휠베이스가 길면 실내도 넓다는 선입견을 무색하게 만든 장본인) 오피러스에 육박하는 휠베이스는 SM5를 더욱 크게 보이게 합니다. 아마도 큰 차를 좋아하는 분들이 좋아하는 중형차가 아닐까 싶네요.
뒷 모습 역시도 크게 어필할 만한 포인트는 없습니다. LED를 장착한 리어 램프는 상당히 예쁜 느낌을 받지만, 기본 후미등은 전조등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개구리스럽다는 거....
1. 베르나 트랜스폼
지난 번 글에도 언급했던 곤충룩의 효시로 기록될, 베르나 트랜스폼입니다. 베르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은 사실 없습니다. 제가 처음 운전학원에서 운전을 배웠던 차량도 베르나였고, 또 운전 면허 시험을 볼 때도 베르나와 함께였습니다.
디자인 역시도 소형차 중에서는 나쁘지 않은, 그런 이미지였습니다만 이번의 곤충룩 F/L 이후로는 '정말 못생겨진' 차가 되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두 말 할 것 없이 기존의 그릴을 대신하는 곤충룩 그릴 때문이죠. 사진이 아닌 실물로 봐도 참 적응 안 되긴 매한가지입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실제로 보면 사진만큼은 아닌데.... 베르나는 실물도 참 후덜덜 하더군요.
현대.... 디자이너 새로 뽑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번외편
이 순위는 제 블로그가 늘 그렇듯이 SUV는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는 꼭 넣고 싶은 SUV가 있습니다. 바로 쌍용차의 액티언!
사실 순위를 매기자면 1위를 차지한 베르나 트랜스폼 따위와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을 두고 월등한 점수 차이로 그랑프리를 차지해도 부족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 미래지향적인 지는 모르겠으나 현 세대를 살아가는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전면 디자인....
범퍼와 그릴, 그리고 엔진 후드 끝자락이 만나는 그 지점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수준입니다. 로디우스의 그 울먹이는 명랑만화 캐릭터의 눈망울 같이 생긴 전면부도 액티언을 능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번외편으로 쌍용의 액티언을 뽑아보며, 행여라도 앞으로 출시할 C200은 절대 '미래지향적' 디자인 같은거 생각하지 말아주길 쌍용차에 간곡히 부탁해봅니다. 액티언 같은 디자인을 '미래지향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쌍용차의 미래(액티언을 만들었던 건 과거이니만큼 2009년의 현재는 그 당시로서는 미래)가 이렇게 암울한 건 아닌지를 생각해봐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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