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차를 사면서 굉장히 꼼꼼한 듯 관대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우리 나라 사람들은 연비 숫자에는 굉장히 꼼꼼하면서 오토 미션을 선택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디자인에는 꼼꼼하면서 4기통 4단 미션의 파워트레인에는 관대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아이팟 단자와 블루투스에는 꼼꼼하면서 에어백에는 관대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휠의 인치수와 모양에는 꼼꼼하면서 자세 제어장치에는 관대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빠르게 달리는 것에는 꼼꼼하면서 잘 서는 것에는 관대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공차 중량에는 꼼꼼하면서 사고 시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관대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게 기분 나쁘시다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역시 그런 꼼꼼하면서 관대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만약 제가 언급한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당연하지' 이러신 분들은 그나마 그냥 꼼꼼하신 분입니다.
제가 굳이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백화점도 무너지고, 다리도 꺼지면서 대형 사고 났던 대한민국을 잊고 지내다 불현듯 떠올라서가 아닙니다. 자동차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얼마나 안전하게 탈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예쁜가, 얼마나 편리한가, 얼마나 뽀대나는가에 초점이 맞춰진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 얼마전 큰 사고가 났던 빅뱅의 대성군이 탔던 사고차량 >
일개 블로거가 블로그에서 주구장창 이야기한다고 해서 세상이 얼마나 바뀌겠습니까만, 해야 할 말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 들어가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기분이 언짢아진다 하더라도 해야겠습니다.
뜬금없는 일요일 오후에 보험개발원에서 경차 안정성 테스트와 1톤 트럭 안정성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월요일도 아닌, 일요일-대개의 사람들이 야외로 나가있을- 오후에 해당 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우습습니다. 남들 다 쉬는 일요일에 일하는게 어디냐고요? 그런 일은 안 해도 됩니다. 자동차의 안정성에 관한 소식은 사람들이 뉴스를 가장 많이 접하는 시간인 월요일 오전에 발표해도 됩니다. 그거 12시간 쯤 늦춘다고 문제 생기는 거 아니잖습니까.
자동차에서 안전보다 더 중요한게 뭡니까? 스피드? 제로백? 편의장비? 아닙니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탑승자의 안전입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이동 수단은 그저 움직이는 폭탄일 뿐입니다. 그런 안전 관련 뉴스를 일요일 오후에 발표하는 보험개발원의 뜬금없는 행동은 현대기아차에 전적으로 불리한 소식이어서가 아닐까 라는 의혹도 제기해 봅니다.
< 모닝은 정면 충돌시 왼쪽 다리는 버려야 할 지도 >
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1등급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모닝이 최하등급인 4등급을 일부 포함한 2등급과 전체적으로 4등급으로 도배질을 한 1톤 포터/봉고 트럭에 있는 것입니다. 이런 차량은 팔면 안 되는 겁니다.
최하등급이란, 같은 충격의 사고에서 어떤 차는 사고 후 운전자가 정신차리고 차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세울 수 있는 반면, 어떤 차는 운전자가 충격을 받고 핸들 조향을 할 수 없는 상황,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서 2차 3차 추돌을 야기하거나 중앙선 너머 혹은 보행자가 다니는 인도까지 침범할 수 있는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모닝의 경우, 똑같은 충돌시에 마티즈는 운전자가 걸어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다리 병신 되는 상황, 혹은 다리를 움직이지 못해 2차 3차 추돌을 회피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런데도 이 뭐 같은 대한민국에서는 연식 바꿔가면서 원가 절감을 해도 좋다고 많이 팔립니다. 경차의 안전성 때문에 차가 안 팔린다는 얘기를 제조사 스스로가 하면서도 안전성을 높일 생각을 안 하는게 현실입니다. 현기차의 독과점으로 인한 것임에도 전혀 그런걸 고치고자 할 생각도 안 합니다.
마크리가 처음 출시되면서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서 안정성이 좋다고 했을 때도, H빔을 사용해서 강성을 높였다 했을 때도 '그래도 모닝이 좋다'고 헛소리 지껄이던 사람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실제로 모닝이 좋아서 좋다고 하는 건지, 현대/기아차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는 사람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심지어 아래와 같은 말도 안되는 헛소리 좔좔 흐르는 이미지까지 만들어서 유포시키고 있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 이게 말이야 방구야, 엉??? >
1. 엔진에서부터 먼저 말도 안되죠. 얼마 전 저같은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유명 블로거이신 카앤드라이빙님과 카앤레드존님, 카앤스페이스님, 모터리뷰님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단독 연비 측정 및 모닝과의 상호 비교 연비 측정에서 모두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사실상의 판정승을 거두었다는 것에 위 이미지의 허구성이 드러납니다.
- 카앤레드존님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연비는 어느 정도일까 원문보기
- 카앤스페이스님의 마티즈 vs 모닝, 경차의 연비왕은 누구? 원문보기
- 카엔드라이빙님의 마티즈크리에이티브 vs 2010 모닝 연비대결 원문보기
- 모터리뷰님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2010 모닝을 비교해보니_마티즈,모닝 비교시승기 원문보기
실제로 저 위의 이미지에서 말하는 '무리하게 개조한' 엔진은 오히려 2010년형 모닝에 더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무짓도 안 하고 몇 마력, 몇 토크 씩 꾸준하게 상승시키고 있는게 현재의 현대기아차의 행태입니다.
2. 편의사양에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모닝보다 뒤쳐지는 건, 현대 기아자동차의 현재 행태가 교묘하게 소비자의 니즈를 그 쪽으로 돌리기 위한 하나의 전술이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안전성에 대한 투자는 게을리 하고, 단지 편의 사양 몇 개 집어넣음으로써 자동차에서는 실질적으로 별 도움 안 되는 것들로 '고급화'니 '럭셔리'니 그따구 소리나 하고 자빠진 결과물인 셈입니다.
경제운전 안전시스템이 동작하면 자동차 사고났을 때 경제적으로 도움 줍니까? 아니면 폴딩타입 리모트키가 기본으로 장착되면 사고시에 자동차도 자연스럽게 폴딩됩니까? 그런건 말 그대로 'additional한 말그대로의 부가적인' 기능일 뿐, 자동차에서 필수 불가결한 내용이 아니란 말입니다.
차값은 올려야겠는데, 섀시를 건드리기에 겁나니까, 건드릴 수 조차 없으니까 어줍잖은 편의 부품 몇 개 달아놓고(그러면서 실제 중요한 부품들은 원가절감하면서 단가 낮추고) 생색내는게 벌써 몇 년인지 모르겠습니다.
- 트라스트님의 뉴모닝의 원가절감 부분 원문보기
3. 안전성에 대해서는 이미 결과물이 도출되었으니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서민들이 많이 타는 1톤 트럭과 경차의 안전성을 그따위로 만들어놓고도 자동차 메이커라 할 수 있는 건지, 알집보다 더 큰 압축율을 보여주던 중국산 자동차의 충돌시험을 보고 낄낄 거렸던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1톤 트럭의 충돌영상 보면서도 낄낄 거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웃을 수 없을 겁니다. 당신의 아버지, 당신의 형, 혹은 당신이 직접 몰고 있는, 몰 수 있는 바로 눈 앞에 굴러다니는 차니까.
현대차 관계자들은 니들 아버지 어머니, 혹은 형제들이 니들 1톤 트럭 타고 장사하러 다닌다고 그러면 선뜻 구매하라고 추천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얼굴에 기본도 안 된 저같은 것이 꽃단장한다고 F4가 되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제발 안전에 대해서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차를 구입하세요. 블루투스 안 되도 차 타는데 아무런 지장 없습니다. 안전옵션에 대한 투자 절대 아끼지 마세요. 자동차라는 거, 절대적으로 안전이 1순위입니다.
그러는 너는 차 제대로 샀냐? 라고 물어보실 분이 있을 것 같아 부연합니다만, 제 차는 토스카 프리미엄6 08년식 CDX입니다. 토스카는 정면충돌 및 측면 충돌 안전성 부분에서 별 5개를 받았고, 보행자 안전성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안전옵션인 커튼 에어백 장착했고, 자세 제어 장치인 ESC 장착 했습니다. 후방감지센서가 못미더워서 기본 네비 안 하고 사제 네비에 후방카메라 연결해서 후진시에도 귀로만 듣는게 아니라 눈으로도 보면서 합니다.
제발 여러분들, 차는 편의 사양으로 선택하는게 아니라, 안전한 차량을 구입하는 걸 최우선으로 해주세요. 국내에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기준이 바껴야 현대 기아차도 바뀝니다.
제발 우리, 똑똑한 소비자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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